강원도 산골 마을, 최근 5년간 출생신고 ‘0’
– 생명이 멈춘 마을, 시간이 멈춘 공동체
1. “아이 울음소리가 사라졌다” – 출생신고 ‘0’의 현실
키워드: 출산률 0%, 인구절벽, 산골 마을
강원도 A군의 산골 마을.
이곳은 지난 5년간 단 한 건의 출생신고도 접수되지 않았다.
주민센터에 확인해보면, 2018년 이후 출산 통계는 ‘0’으로 멈춰 있다.
한때 수백 명의 아이들이 등하교하던 초등학교는 수년 전 폐교되었고, 마을 놀이터는 잡초로 덮여 있다.
언젠가부터 마을에선 아이 울음소리, 웃음소리, 방학식 소리도 사라졌다.
매년 발표되는 ‘소멸 위험 지역’ 목록엔 어김없이 이 마을의 이름이 오르고, 젊은 세대는 도심으로 떠나거나 아예 돌아오지 않는다.
출생신고 0건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이 마을엔 더 이상 새로운 시작이 없다는 선언이다.
2. 왜 아이를 낳지 않는가 – 삶의 조건이 없다
키워드: 인프라 부족, 청년 이탈, 교육 격차
산골 마을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맑은 공기, 넓은 들판, 사계절이 뚜렷한 자연.
하지만 현실은 출산과 육아의 장벽으로 가득하다.
이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산부인과는 자동차로 1시간 거리.
보건소에는 소아과 전문의가 없고, 응급 상황엔 헬기를 기다려야 한다.
유치원은 폐쇄되었고, 초등학교는 통합 운영 중이며, 중학교 이상은 읍내까지 통학 버스를 타야 한다.
결국 젊은 부부는 결혼과 동시에 마을을 떠난다.
“아이를 키울 수 없는 마을에서, 아이를 낳을 이유도 없다.”
이것이 이 마을의 현실이자, 수많은 산간 농촌의 공통된 외침이다.
3. 남겨진 사람들, 사라진 공동체
키워드: 고령화, 독거노인, 마을 공동체 붕괴
아이의 탄생이 없다는 건, 그 마을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평균 나이가 계속 올라간다는 뜻이다.
이 마을의 인구는 약 90명.
그중 75세 이상이 절반 이상이며, 독거노인이 60%를 차지한다.
이웃 간의 왕래는 줄었고, 마을회관은 운영이 중단됐다.
마을 방송은 이제 주로 장례 안내만을 전하고, 초상집은 점점 줄어드는 상주와 조문객으로 조용해졌다.
예전엔 함께 농사짓고 김장을 나누던 마을도, 이젠 한 가구씩 조용히 닫히는 셔터들만 남는다.
공동체의 기억은 있지만, 공동체의 현재는 사라졌다.
4. ‘사라지는’ 대신 ‘살리는’ 선택은 가능한가
키워드: 지방소멸 대응, 귀농귀촌 정책, 지속 가능성
모두가 떠난 이 마을에서, 극소수의 청년 귀촌자들이 농사를 시작했다.
행정당국은 ‘귀농 정착금’, ‘빈집 리모델링 지원’ 등으로 활기를 넣으려 하지만, 인프라 부족과 생활 여건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단순히 사람을 ‘불러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못한다면, 출생신고 0건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지역 공동체가 살아나기 위해선 교육, 의료, 주거, 문화의 동시 복원이 필요하다.
이 마을이 ‘사라진 마을’로 기록되기 전에, 어떻게든 한 명의 신생아 울음소리를 되살려야 한다.
그 한 명이 곧, 마을의 시간과 미래를 다시 움직이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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