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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지역탐구

유일한 20대가 떠난 마을, 그 후

by around-the-worlds 2025. 6. 2.

유일한 20대가 떠난 마을, 그 후

– 남은 사람들과 텅 빈 시간의 기록


1. 마지막 청춘의 이탈: 마을의 시계가 멈췄다

키워드: 청년 이탈, 인구 공동화, 세대 단절

어느 날, 조용하던 시골 마을에 작은 이삿짐 트럭이 들어섰다. 그 트럭에는 마을의 마지막 20대였던 김지후 씨가 타고 있었다. 그는 도시에서 직장을 얻은 뒤, 더 이상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마을은 **20대 인구 '0명'**을 기록했고, 공식적으로 청년이 단 한 명도 남지 않은 공동체가 되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이탈이 아니라, 세대가 단절되는 순간이었다. 마을의 시계는 멈췄고, 남은 사람들은 과거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기 시작했다. 출산율 제로를 넘어 젊은 가능성 자체가 사라진 마을은 더 이상 미래를 말할 수 없는 땅이 되었다.

 

유일한 20대가 떠난 마을, 그 후


2. 할머니의 시간, 멈춰버린 시장통

키워드: 고령화, 고립된 일상, 지역경제 쇠퇴

청년이 사라진 마을의 아침은 고요하다. 시장은 문을 열지만 손님은 없다. 할머니 둘이 나란히 앉아 김치를 나누며 무표정하게 하루를 보낸다. 청년 소비자의 실종은 곧 지역 상권의 붕괴를 의미했다. 농산물 직거래나 지역 특산품 판매 역시 디지털 플랫폼을 모르는 고령자에겐 불가능한 영역이다. 예전에는 마을 잔치나 장날이 있어 아이들과 손주들을 만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누구도 오지 않는다. 마을은 점점 사회적, 경제적으로 폐쇄된 섬이 되었다. 심지어 택배마저 늦게 도착하거나, 일부는 배송조차 되지 않는다. ‘사람이 없다’는 사실은 물리적인 고립뿐만 아니라, 심리적 단절을 낳는다.


3. 빈집과 잡초: 더 이상 필요 없는 공간들

키워드: 빈집 증가, 생활 기반 붕괴, 공간의 무용성

사람이 떠난 자리는 집이 아니라 '빈집'이 된다. 20대의 마지막 세대가 떠난 이후, 마을은 빠르게 무너져갔다. 집들은 관리되지 않아 창문이 깨지고, 잡초가 문을 삼켰다. 유치원은 폐쇄되었고, 초등학교는 창고로 바뀌었으며, 마을 회관은 문을 닫았다. 커뮤니티는 해체되고, 더 이상 누군가를 위한 공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부에서 빈집 철거 예산을 내려보내지만, 정작 이를 관리할 사람도, 활용할 수 있는 인구도 없다. 공간은 사람을 담기 위한 그릇이지만, 사람 없는 그릇은 더 이상 필요 없는 존재다. 그렇게 ‘집이 많지만 살 사람은 없는’ 기형적인 농촌의 풍경이 완성되었다.


4. 돌아오지 않을 청춘, 다시 살아야 할 마을

키워드: 지방소멸, 인구 역전, 재생 가능성

20대가 떠난 마을은 ‘젊음이 없는’ 공간이 아닌, '가능성이 없는' 곳이 되었다. 정부는 귀농・귀촌 정책, 청년 창업 자금 등을 지원하지만, 정작 청년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왜일까? 돌아와도 함께 살아갈 또래 세대가 없기 때문이다. 마을 재생은 한 사람의 귀촌이 아닌, 공동체 전체가 재구성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결국 남은 사람들은 다시 마을을 ‘살릴 수 있을지’보다, ‘남은 삶을 어떻게 보낼지’를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이제는 “다시 사람을 모으는 법”이 아니라, “사람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곳은 청춘이 떠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 후를 살아갈 준비는 이제부터 시작이다.